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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프리 리브랜딩 23년만에 어떻게 변신했을까

by 스윗콩 2023. 5. 11.

이니스프리(INISFREE), 대한민국 20~40대 여성이라면 한 번쯤은 써보았을 아모레퍼시픽의 23년 차 장수 뷰티 브랜드입니다. 제가 중고등학생 때쯤 올리브영 같은 대형 드럭스토어가 등장하기 전에는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스킨푸드, 네이처리퍼블릭 등의 로드샵 전성기 시대가 있었는데 당시 2010년쯤부터 급성장하며 2015년에는 로드샵 1위 자리를 당당히 차지한 브랜드가 바로 이니스프리이기도 하죠. 그런 이니스프리가 23년 만에 180도 바뀐 리브랜딩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왜, 무엇을, 어떻게 리브랜딩 하고자 했는지 이니스프리의 리브랜딩 스토리와 그에 대한 생각에 대해 짧게 적어보려 합니다.

 

 

기존의 이니스프리 어땠길래

이니스프리의 과거 로고
이니스프리의 기존 로고

이니스프리 하면 제주를 떠올릴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이니스프리는 꽤나 오랜 시간 '제주'를 모티브로 자연주의 화장품을 표방하며 청정 제주에서 얻은 원료를 통해 만든 깨끗하고 순수한 화장품을 미디어를 통해 내세웠습니다. 제주의 상징인 화산 분출물로 만든 화산송이 마스크, 혹한기를 견디고 마침내 제주에서 피어난 한란을 담은 제주 한란 크림, 제주 녹차밭을 연상케 하는 그린티 씨드 세럼 등 제주를 배경으로 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통해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를 대중에게 각인시켰습니다. 또 광고 모델로는 소녀시대 윤아를 캐스팅하여 윤아의 맑고 깨끗하면서 순수한 이미지를 청정 제주에 자연스럽게 녹여내 '이니스프리=윤아'라는 공식을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왜 변화하고자 했을까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 화장품", 딱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드나요?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사용했다고 해서 그리 특별한 화장품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자연주의 화장품이라는 이니스프리의 컨셉은 2010년대 당시에는 생소하고 경쟁력 있었지만, 자연주의 뷰티 브랜드가 만연히 들어선 2020년대 현재에는 특별함과 경쟁력을 다소 잃었습니다. 제주라는 섬을 배경으로 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도 더 이상 뷰티 시장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아니죠. 브랜드 출범 20년을 맞이한 이니스프리에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어떻게 변화하고자 했고, 어떻게 변화했는가

23년만의 리브랜딩에서는 자연주의라는 컨셉은 그대로 유지하되 제주라는 특정 섬을 과감하게 버리고 이니스프리가 만든 가상의 섬을 그리기로 했는데요. 광활하고 웅장한 자연에서 자연이 내어주는 열매들을 그저 채취하는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 인간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 속에서 스스로 열매를 심고, 피워내고, 개척하는 능동적인 모습을 강조하기로 한 것이죠.

새롭게 바뀐 이니스프리 로고와 패키지 사진
새롭게 바뀐 이니스프리

이러한 컨셉을 바탕으로 이니스프리는 브랜드 로고와 패키지 디자인까지 싹 바꾸었습니다. 가느다란 필기체 형태였던 기존 이니스프리 로고를 힘 있고 단단해 보이는 폰트로 변경했고, 이니스프리 로고의 상징과도 같았던 허브 바구니도 아예 빼버렸습니다. 이니스프리의 새로운 가상의 섬 '뉴 아일(THE NEW ISLE)'에 맞게 모델도 바뀌었는데, 아이브의 장원영 그리고 세븐틴의 민규를 모델로 선택하여 요즘 MZ세대의 선명하고 진취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공개된 광고 영상을 처음 봤을 땐 조금 놀랐는데요, '뉴 아일' 섬 속의 모델들은 하늘을 날거나 물 표면 위를 뛰어가는 등 기존의 자연주의 화장품 광고에서는 본 적 없는 생동적이고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인 세계관을 보여주었습니다.

 

 

 

리브랜딩에 성공(?)한 이니스프리, 앞으로의 행보

이니스프리의 새로운 섬 '뉴 아일'을 하늘에서 내려다본 사진
이니스프리의 새로운 세계관 "뉴 아일"

새롭게 바뀐 New 로고와 메인 컬러 '액티브 그린'을 적용한 각종 디자인들은 이미 이니스프리 온라인몰, 공식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완벽하게 바뀌었는데요. 전국에 존재하는 오프라인 로드샵의 간판이나 인테리어 등은 순차적으로 모두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니스프리는 리브랜딩 전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던 국내 장수 브랜드로서, 기존의 브랜드 색깔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방어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었을 텐데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렇게 과감하게 180도 변신된 리브랜딩을 실행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고민, 결심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뉴 아일(THE NEW ISLE)'과 함께하는 이니스프리의 행보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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